‘매직 텐’ 시각에서 본 속초…속초 가면 들르고 싶은데가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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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에는 ‘매직 텐(Magic 10)’이라는 개념이 있다. 사람들을 빨아들이는10가지 매력적인 장소를 뜻한다.그 도시를 방문하는 사람들이 꼭 들르고 싶어하는 곳이 열 군데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거기 사는 사람도 마찬가지다. 그곳은 하나의 거리나 동네일 수 있고, 시장일 수도 있으며 미술관일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이 장소들이 세계 일류 수준이어야 한다는 것이며, 방문하는 사람들 또한 다양해야 한다는 것이다.

매직 텐 개념에서 볼 때 관광도시 속초는 어떤 수준일까.연간 방문객 2천만을 달려가지만 속초에 가면 반드시 가보고 싶은 곳이 있는가? 바다와 호수 산이 있다는 자랑말고 공원이나 도서관 동물원 특별한 레스토랑등…속초의 핫플레이스인 관광수산시장, 조양동 해수욕장이 매직텐에 들어갈 수 있을까.

갈길이 멀다. 매직 텐의 성공적 완성은 공공디자인의 수준으로 승부가 난다고 한다. 이런 맥락에서 속초는 F 학점 아닐까.활기 없는 거리 구성, 역사적 보존성과 문화 콘텐츠의 미숙, 생명력 없는공공공간들,가시적 성과 위주의 행정 기획 등. 통상 매직텐이 부족한 도시들을 열거하는 요소들이 속초에 다 해당된다고 할 수 있다.

속초 중심거리인 로데오 거리모습이 걷고 싶은 거리인가, 청초호반은 그럴까.속초의 역사적 상징인 갯배와 수복탑은 어떻고 고층아파트에 난장이가 돼버린 70년 역사의 동명동 성당 모습은 무엇을 말해주는가.열기를 뿜는 고층 아파트가 매직텐을 짓누르는 건 곤란하다.

‘공간미식가’의 저자 박진배교수는 성공한 도시는 그 중심에 사람을 두고, 사람으로부터 디자인을 시작했다고 말한다.즉 물리적이고 시각적인 디자인 요소를 먼저 만들고 사람들을 맞추는 작업이 아니고, 사람들의 요구와 행태를 먼저 분석하여 디자인 결과물을 만들었던 것이다. 도시의 공공디자인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사람이라는 거다.

속초 방문객은 천문학적이다. 속초방문을 하는 사람들의 이유는 바다,호수,산등 다양할 것이다.하지만 한번은 좋은데 속초를 왜 다시 오고 싶은가 하면 답변이 좀 머뭇거려진다.이를 극복하는 방향이 매직텐 말고 보헤미안의 문화를 포함시킨다.세계적인 보헤미안 도시들에는 교육적 발견(Educational Discovery)과 항해적 경험(Navigating Experience)이 있다고 한다.매직 텐을 가진 보헤미안 도시가 되면 아름다운 사람들이 모인다는 것이다. 상상만해도 멋진 세련된 도시 모습이다.

관광도시 속초의 미래는 숫자만 통계 내면서 안주하는 모습에서 탈출해 이제라도 걷고 싶은 거리, 찾고 싶은 명소를 가꾸는 데서부터 다시 시작할 필요가 있다.있는것도 보존하지 못하는 인식으로 매직텐을 세울 수 없다. 세계적인 풍광을 품은 관광도시 속초의 매직텐 너무 부실하다.대전환에 시동을 걸어야 한다.

김형자(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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