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를 위한 속초 관광 활성화인가…시민 괴롭히는 펜션 영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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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초는 관광도시다. 시민이라면 누구나 관광 활성화란 말을 입에 달고 산다. 소득이 관광에서 나오기 때문에 누가 시키지 않아도 관광을 외친다.

모든 시민이 갈망하는 관광 활성화에는 꼭 지켜야 할 전제조건이 있다.시민 주도적이어야 하며, 시민 자본으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 과실이 외지로 또는 외지인에게 오롯이 빠져나간다면 굳이 ‘관광! 관광!’하고 외칠 이유가 없는 것이다.

대형 부동산 개발자금에 의한 숙박형 아파트, 호텔, 오피스텔 등의 개발 사례는 속초시민에게 남는 게 하나도 없는 퇴행적 개발 사례다. 오직 쓰레기만 남는다. 이게 왜 속초에서 성행하는지 의아하다.

대형개발 자금 폐단도 문제지만, 외지인이 재개발 예상 지역에 단독주택을 매입해 펜션 영업을 하는 경우로, 재개발 땅 투기를 겸한 ‘불법’ 펜션 투자 사례도 급증하고 있다.

단독주택 마을 주민들은 대부분 대문을 열어놓고, 이웃사촌이란 말처럼 어울려 사는 게 특징이다. 이런 주택단지에 비거주 외지인이 에어비앤비를 통해 불법 펜션 영업을 하면서 평온한 주거 생활을 해치고 있다.

야간 소음을 유발해 수면을 방해하고, 마을 공유지를 사유지처럼 불법 점유하며 일으키는 주차 갈등, 마당에서 고기 굽는 냄새와 흡연 연기 등으로 한여름에 창문도 못 열게 하는 생활 방해, 참으로 주민에게 많은 스트레스를 주고 있다. 그러면서, 불법 무허가 업체인 그들은 세금 등 부담하는 것 없이 속초시민에게 쓰레기 등 온갖 부담을 안긴다.이런 반갑지 않은 사례가 우리 주변에서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관광 활성화가 잘못된 결과이다.

일례로, 동명동 지역에서 서울 주민 박 모씨는 2년여간 ‘불법 펜션업체’를 운영하면서, 주민들이 평화롭게 주차 용도로 사용하던 공터이자 도로부지에 건축 폐기물을 불법 매립하고 포장해 펜션 주차장이라며 억지 주장을 하고, 또 이 공터 이용 주민에게 자신의 사유지라며 사유재산 침해 또는 주거침입이라고 고발 협박하는 행태를 보이기도 했다. 속초주민이 자신의 주거지에서 추방당하는 사례로 볼 수 있다. 인근 주민들의 주장에 따르면 소음과 고기 굽는 냄새, 담배 냄새로 잠을 잘 수도, 창문을 열 수도 없는 상태라고 한다.

지금이라도 시민 중심의 관광 활성화 방안이 진지하게 연구되어야 한다. 소득향상도 중요하지만, 법이 지켜지고, 시민 문화가 존중되며, 시민 주거문화가 더욱 발전하는 방향으로 외지인 투자가 이루어져야 한다.

투자와 개발에 대한 기준을 제시해야 한다. 또한 불법 영업으로 많은 문제를 유발한 업체는 반드시 퇴출시켜 다시는 속초에서 관광업을 하지 못하도록 조치해야 한다. 처음부터 불법 영업을 시도조차 못하게 엄벌해야 한다. 불법을 양성화시켜 주면, 모든 업자가 등록 후 영업보다 더 이익이 큰 불법 영업을 먼저 시작하게 될 것이다. 양성화는 불법을 조장하는 짓이다.

시민 자본으로, 시민이 주체가 되어, 소박하지만 아름다운 그리스의 산토리니(santorini)섬 같은 속초의 관광 백년대계를 생각할 때이다.

글:김호(속초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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