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어 청년어부 임종은의 갈매기 꿈…속초 동명항서 양미리 잡으며 열공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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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양미리 배에서 작업중인 임종은

속초 동명항 부두, 차가운 날씨에도 양미리 떼는 작업이 한창이다. 그 북적이는 틈새에 동자승처럼 해맑은 얼굴의 청년이 부지런히 삽질을 하고 있다.

청년어부 임종은씨다. 37살,귀어어부 4년차. 이진규 선장의 한원호에 승선해서 양미리 작업을 도우며 배우고 있다.이날도 새벽5시30분 출항했다. 영하 20도 새벽바다에서 돌더이처럼 무거운 양미리 그물을 당겨 올리면서 어부의 꿈을 다져가고 있는 중이다.

“고된 작업이지만 그물 어업부터 배우려고 합니다.” 어업 스승이나 다름없는 이진규 선장은“티 안내고 일하는 보기 드문 청년이다. 이런 분들이 와야 어업의 미래가 있는데 속초에 희망이 온 것같은 기분이다.”고 말했다.

임종은씨는 원래 서울에서 커피 관련 직종에 종사했다. 바리스타 자격증도 있고 교육프로그램도 운영했다. 빵에도 전문지식이 있다. 스쿠버를 좋아해서 이쪽 지역 바다에 자주 드나들다가 그만 빠져버렸다. 그는 “바다를 너무 좋아해서 기왕이면 제대로 직업으로 수산업을 해 보고자 결심하고 속초로 완전 내려 왔다.”고 말한다.

다행히 한국해양구조협회 강원북부지부에서 이진규 선장을 만났다. 이 선장도 스쿠버 활동으로 지역봉사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그런 인연으로 이 선장 선박에서 지도 받으면서 고기 잡이를 배우고 있는 중이다.

“내년 하반기 정도 배를 구입해서 독립할 생각입니다. 이제 저만의 기술을 갖고 도전하면서 어업을 내 직업으로 만들어 나가야죠”

그는 다양한 재주를 갖고 있다. 커피와 빵을 비롯해서 디지털 운용,유투브 등에도 능하다. 고기잡이가 익숙해 지면 본격적으로 유투브 활동도 하면서 바다 이야기를 공유할 예정이다. 나아가 지역에서 향후 수산업이 6차산업으로 나가는데 나름의 역할도 준비하고 있다.생산부터 마케팅까지 체계적으로 하는 세팅을 통해서 수산업의 혁신을 도모하는게 그의 미래비전이다.배를 타면 장가가기 힘들다고 말을 건넸더니 “ 그걸 예상하고 속초에 와서 함께 꿈을 키울 처자를 찜 해두었고 곧 합류할 예정이다.”고 하면서 웃는다.

임종은의 귀어는 이제 걸음마 단계다.결혼해서 안정적 가정을 꾸리고 아내와 함께 속초바다의 꿈을 하나씩 실천해 나갈 작정이다.그는 고기잡이 나가는 이외의 시간은 영랑동 속초 해양구조센터나 아야진에 들러 좋아하는 스쿠버도 하고 비상시에 인명구조 활동에 나서고 있다.

양미리 철이 끝나면 청어 잡이에 나선다고 한다. 양미리 작업이 워낙 손이 많이 가는 작업이라 긴 대화를 이어가지 못했다.

바다도 일할 사람이 없어 애를 먹고 있다.대가 끊길 위기에 처해 있다.그렇다고 이대로 방치할 수 없는 노릇이고 누군가 나서야 하는 절박한 시기에 임종은은 정말 귀인처럼 속초에 왔다.그의 꿈이 지금은 작아보일지 모르지만 바다만큼 광대해 지리라는 믿음이 있다. 그는 꿈이 있기 때문이다.귀어 청년어부 임종은의 속초바다가 행복하길 응원하지 않을 수 없다.

신창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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