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콘크리트가 투하되는 영랑호를 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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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랑의 전설이 스며있고 뛰어난 경관을 자랑하는 속초시민들의 휴식처인 영랑호, 2021년 8월 20일은 유구한 세월을 지켜오고 있는 자연석호 영랑호에 흑역사로 기록될 날이 될 것 같다.이제 여물기 시작하는 가을햇살이 유난히 반짝이는 호수에 거대한 콘크리트가 투하됐다.

속초시가 영랑호 부교 공사를 위해 이날 공사를 강행했다. 속초시는 환경단체가 제기한 가처분이 각하되자마자 숨돌릴 겨를도 허락지 않고 예정대로 공사를 재개했다.잔잔한 영랑호에 물결이 출렁였다. 통증의 물결이고 통곡의 물결이다.마치 영랑호에 면면히 이어져온 신라 화랑 영랑의 전설이 수장되고 어디에 비교할수 없는 경관이 두쪽 나는 순간이다.

환경단체는 물론 시민들은 영랑호 다리 건설이 부당하다면서 철회를 요구해 왔다. 이유는 분명하다. 영랑호 생태계를 훼손하고 본연의 가치를 죽이는 말이 안되는 공사이기 때문이다. 영랑호 둘레길을 걸어 보면 금방 안다. 영랑호가 얼마나 아름답고 좋은 호수인지, 영랑호 둘레길에 발걸음을 옮기며 걷고 뛰고 하는 시민들이 얼마나 행복해 하는지 그들의 표정과 몸짓이 말해 준다. 누구도 영랑호에 다리가 없다고 불만을 토로하지 않는다.

관광객들이 다리는 원한다고 한다면 그건 근거없는 견강부회다.영랑호를 중심으로 속초 북부권이 발전해 나간다는 구상을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방향이 잘못되었다는 것이다. 속초 북부가 발전되지 않은 이유를 영랑호 미개발에만 핑계를 대는 일은 온당치 못한 눈가리고 아옹하는 정책 집행이다.

환경과 시민단체는 20일 속초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속초시장과 업체를 검찰에 고발했다. 해수부 일반해역협의서를 거짓으로 작성했다는 이유에서다. 이미 영랑호 재판이 진행중이고 9월에 3차 변론이 속개된다. 영랑호 다리 건설을 둘러싼 속초시와 환경.시민단체간의 갈등의 골을 더 깊어 지고 있다. 이는 시민들과 불화의 틈새가 커진다는 뜻이다.

영랑호는 공공재다. 영랑호의 주인은 속초시민이다. 속초시장은 잠시 시민들의 위임을 받아 일을 하고 있을 뿐이다. 그렇다면 속초시민이 애용하는 공공재에 대한 논의를 이렇게 일방통행식으로 하면 안되는 법이다.법정으로 간 상황에서 공사강행이 바른 집행이라고 보지 않는다.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시민들이 반대하면 멈춰 함께 생각해 보는 게 시민소통의 기본일 것이다.논란이 있으면  정돈하고 일을 진행하는게 상식이다

강행이 리더십도 아니고 신뢰는 더더욱 아니다.소송전으로 치닫는 영랑호 미래가 결말이 어떻게 날지 지켜봐야 하지만 영랑호에 콘크리트 대형판이 잠기는 이날은 영랑호의 슬픈 날이다. 영랑호가 주는 속초시민들에게 유무형의 혜택을 이런 식으로 답하는 것은 순리를 거스르는 일이다.
영랑호는 그냥 물이 고여 있는 호수가 아니다. 속초의 역사와 함께 하고 속초시민의 영혼이 찰랑이는 행복의 거울 같은 곳이다.속초시민들의 고단한 심신을 비춰주고 위로해 주는 영랑호 행복거울을 깨는 일은 시민들의 가슴에 생채기를 내는 일이다. 그래서 마음이 무겁고 착잡하다.

신창섭

1 개의 댓글

  1. 슬픔의역사가시작되는닐이다
    영랑호의가치를훼손하는일은
    속초시민의존엄을짓밝는일이다
    가야할길은가야지만
    멈출길은멈춰야하는게시민의공복이하는일이다ㅡ
    일부흡혈귀같은이해관계인의개발론자의
    해괴한이론은이미틀리다는것으로증명되어있다…
    정녕역사의죄인이될것인가
    후손에게부끄러운공복이될것인가
    숨쉬는영랑호를그대로두는것이
    시민을살리는것이고속초를아름답게하는것이다ㅡ
    가만히두라…마지막남은시민의휴식처를…
    왜시민을혼란스럽게만들고시민을갈라치기하는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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