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간정을 보면서 걷는 해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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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동팔경 수일경인 청간정 누각에 오르면 두가지 탁트인 풍경이 압도한다.뻥 뚫린 바다에 대섬을 포인트처럼 놓고 보는 맛도 상쾌하지만 뒤를 돌아 설악과 신성봉의 장관을 보는 장대함도 그에 못지 않다. 어느 날은 바다가 더 가슴을 울리고 어떤 때는 산쪽이 더 내 마음을 헤아려 주는 듯하다. 날씨 때문인지 그날 마음상태 탓인지는 잘 분간이 안된다.

그런데 정자에서 보는 조망도 좋지만 청간정을 내려와서 청간정을 보면서 걷는 길도 맛깔스럽다. 천진 침례교회쪽으로 난 뒷길로 접어들어 크리스마스 펜션 옆길로 나가면 동해안 자전거길이 나온다.목조 데크로 둑방과 해변을 따라 길을 조성해 놨다.

입구에 들어서면 웃자란 벼의 녹색 양탄자 모습이 너른 가슴으로 맞이하면서 청간정이 저만치 서 있다. 길을 따라가면 청간정은 점점 더 가까이 또렷한 모습으로 다가온다. 바다와 접한 길을 따라가면서 보는 풍경은 송강 정철이 이렇게 걸으면서 관동팔경을 돌았을까 하는 생각이 떠오를 정도로 벅차 오른다.

전망대처럼 만든 곳에 서면 그 시절 미역을 채취하던 봄철이면 이곳이 꽤나 붐볐다.미역을 모래불에 널어 말리면서 형성된 파시로 강냉이 펑튀기 장사를 비롯해서 아이스케키등 먹거리가 풍성하면서 동네가 흥겨웠던 기억이 새삼 떠오른다. 천진과 청간정 사이의 해변은 굵은 모래가 특징인데 요즘은 출입이 통제되어 있다.그 바다에서 저 멀리 신평까지 전개되는 너른 뜨락이 청간정을 받쳐주는 평야지대다.좀 떨어져서 봐야 제대로 보인다는  거리가 이런 정도일 듯 싶다.관동팔경 수일경의 멋스러움과 풍채 답다.

소나무 사이에 난간에 기댄 듯이 절묘한 모습으로 서 있는 청간정 실물을 그대로 보는 맛은 청간정의 지리적 공간적 위치를 더욱 확인하는 셈이어서 친근감을 배가 시켜준다.청간정은  말그대로 엽서 그림처럼 핸드폰에 마음속에 찍힌다.

군사적 이유가 제거되어 바다를 온전히 걸으면서 청간정을 본다면 더 낭만적이고 역동적일 것이다.그런날은 그런 날대로 남겨두고 청간정을 바라보면서 사진도 찍고 하다보니 어느새 청간정 정자 턱밑에 다가왔다.

신창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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