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효성 없는 명태 포획금지 규제 풀어야”…정석근교수,명태 안 잡히는건 온난화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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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군 거진은 한창때에 비해 많이 쇠락했다. 2만7천명을 넘나 들던 인구도 5천명대로 줄었다.

가장 큰 원인은 명태 주산지로서 명성을 잃었기 때문이다.명태가 안 잡힌지 오래다.더우기 요즘은 명태 금어조치까지 내려져 있어 지역산 명태를 구경조차 할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2019년 1월부터 명태 포획이 법으로 금지되었다.

사라진 명태가 돌아오게 하기위해 이런저런 정책적 노력이 있었다. 대표적인 게 명태 치어방류 사업이다.이 사업의 전제는 명태 씨가 마른 것은 남획등으로 고갈되었기에 치어를 키워서 다시 복원하겠다는 거다.수산당국은 2015년 부터  2021년까지 160만 마리의 명태 치어와 양식 명태를 동해에 방류했고 올해도 20만 마리가 방류될 예정이다. 막대한 예산이 들어가는 사업이다.

이같은 명태살리기 프로젝트가 번지수를 잘못 짚었다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제주대 정석근교구는 최신간 ‘되짚어 보는 수산학’에서 “우리나라 동해바다에서 1990년대 들어서 명태 어획고가 크게 줄어든 가장 큰 이유는 지구 온난화를 비롯한 기후변화라는 것이 일본이나 러시아 수산학자들이 펴낸 논문에서 이미 설명이 되어있고 우리나라에서도 관련 논문이 나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단호하게 말한다.”2015년 명태 살리기 프로젝트가 시작된 이유는 동해에서 명태가 사라지게 된 원인 진단부터 잘못되었기 때문이다. 노가리를 많이 잡아서 명태 씨가 말랐다는 이야기가 30년 가까이 대한민국에서 전설 따라 삼천리로 내려오고 있는데, 이것을 뒷받침하는 대단한 과학 조사라도 있는 것 같지만, 실상을 조금 들여다보면 이 노가리 가설을 뒷받침하는 논문은 전 세계에 전무하다. 국내 논문도 없다. 연구보고서도 단 1편도 없다.”

제주에 있는 정석근 교수를 전화 인터뷰했다.

1.기후변화 때문이면 명태가 돌아오기 어렵다는 건가?

-자연의 흐름을 막을수 없지 않는가. 명태가 사라진 자리에 방어나 다른 어종이 들어오고 있다.어떻게 보면 어종전략을 바꾸어아 한다.

  1. 명태는 국민생선인데 그럼 어떻게 하는가

-국제협상을 통해서 오호츠크해 등지에서 명태를 잡아 올 수 있도록 하는 어장개척이 필요하지 명태 방류사업으로 될 일이 아니다.

정교수에 따르면 명태는 1990년대 이후 서식지가 북상을 하기 시작했다. 따라서 우리나라 동해안뿐만 아니라 위도가 비슷한 일본 홋카이도에서도 명태 어획고가 크게 줄었고 그 북쪽인 오호츠크해에서는 오히려 늘어나는 현상이 관찰되었다고 한다. 따라서 우리나라에서 안 잡히는 명태는 지금도 동해 북단 러시아와 베링해에서는 잘 잡히고 있다. 지구온난화로 명태 서식지가 최근에는 베링해에서 북극해로도 계속 북상중이라는 추세라고 한다.

해양수산부에서도 명태 방류 사업을 하면서 이 기후변화 가설을 검토했다. 그러나 기후변화 가설이 일찌감치 배제된 이유 중 하나는 1990년대를 전후해서 강원도 고성 앞바다 수온 변화가 그렇게 크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그러나 이것은 성급한 유추와 결론이었다게 정교수의 설명이다.

같은 동해라도 북한 앞바다와 남한 앞바다 수온 변화가 같을 것이라는 막연한 가정을 하였는데 수심 100~200 미터 온도를 보면 고성 앞바다에서는 1990년대 이후 큰 수온 변화가 없었으나 북한 해역인 함흥과 명태 주산란장인 원산 앞바다에서는 수온이 크게 3℃ 이상 상승하였고, 반대로 동해 남단인 영일만의 경우 오히려 2℃ 가량 내려갔다. 동해안 저층 수온 변화가 남북으로 서로 반대되는 경향을 보여준 셈이다.

즉 기후변화에 따른 명태 서식지 북상이 명태 어획고 격감의 주요 원인이었는데 해양수산부에서는 더 치밀한 검토 없이 너무 성급하게 결론을 내어, 노가리를 키워 방류하면 명태가 돌아올 것이라 믿었던 것이다.

명태 복원 사업이 잘 안되자 중간에 갑자기 명태 양식으로 사업 방향을 바꾸었다. ‘세계 최초 명태 완전양식 성공’이라면서 언론에서 크게 보도되기도 했다.

그런데 명태 완전양식을 일구어낸 연구자들의 노력은 제대로 평가받아야 마땅하나 명태 실내 양식에 필요한 차가운 심해수를 끌어올리는데 드는 비용을 생각하면 경제성 문제를 해결하여 우리 식탁에 오르기까지는 첩첩산중 난관이 앞에 놓여있다는 사실부터 제대로 알려야 한다고 정석근교수는 말한다.

“실패한 명태 방류 사업에서 교훈도 못 배우고 똑 같은 오류를 그대로 반복하고 있죠.”

정석근 교수는 이 대목에서 현재 금지되어 있는 명태포획 조치를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2019년 부터 시행된 금지령으로 실제 어민들이 그물에 명태가 걸려도 법규가 무서워서 그냥 바다에 내던지고 온다고 한다.방류한 명태를 보호하겠다는 취지로 계획한 것이 명태 포획 금지였는데, 잡히지도 않는 명태를 포획 금지하겠다고 하니 기가 찬다는 것이다.그는 “어업인들 생계를 돕지는 못할망정 지역 수산업을 고사시키려는 명태 포획금지와 같은 실효성 없는 규제는 다시 검토해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해양수산부는 명태 복원 사업 이전에 명태에 관한 기초 과학연구부터 충실히 하도록 하고 관련 수산 전문가들 의견을 경청하여 고위공무원들 홍보와 선전 도구로 전락한 명태를 시일이 걸리더라도 천천히 제대로 된 과학으로 평가 관리하고 소비할 수 있도록 해야할 것이다.”고 꼬집었다.

“어업인들 생계를 돕지는 못할망정 지역 수산업을 고사시키려는 명태 포획금지와 같은 실효성 없는 규제는 다시 검토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신창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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