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 ‘삼열이네 횟집’ 달인의 맛….한석봉 어머니 떡 썰듯 오묘한 회 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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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초 교동에서 ‘삼열이네 횟집’을 운영하는 장삼열씨, 2대째 대포항에서 고기를 잡고 있다.고기잡이가 천직인 그에게 또 하나의 천부적인 재능이 있으니 다름 아닌 회썰기다. 회는 어떻게 써느냐에 따라 식감이 달라진다. 아무리 싱싱한 재료라도 그냥 뭉텅 뭉텅 썰어 놓으면 씹기도 그렇고 회맛이 제대로 안단다고 한다. 경험상 맞는 말이다.

바다 사나이 장삼열의 회썰기는 달인 수준이다.광어 한 마리 도미 한 마리 이렇게 해서 회정식 한배 만드는데 채 10분이 안걸린다.“그냥 보고 하던거라서 특별한 거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고 말하지만 가까이서 들여다보면 그의 칼질에는 신비함이 있다. 칼의 각도가 오묘하다. 약간 눕힌 각도인데 정확한 각도는 잴수 없는 노릇이고 마치 바람처럼 멈춤 없이 지나간다. 한석봉 어머니가 어둔밤에 떡을 썩어도 한결같은 크기로 나왔다는 이야기 흡사하다.

그의 회 뜨는 순서는 이렇다. 생물을 잘 씻어서 도마위에 놓고 살집을 떠낸다. 앞뒤 두 덩어리다. 그리고 난 뒤 껍질을 벗겨 내는데 이게 예술이다. 정말 껍질만 살짝 벗겨낸다. 이 때 칼을 빠꾼다.그리고 나서 물로 한번 헹군뒤에 마른 수건을 싸서 잠시 숙성을 한다. 흰수건에 동글동글 말아 두어번 꽉꽉 누른다. 그리고나니 횟감의 육질이 달라 보인다.이제 도마를 다시 청결하게 하고 칼질을 시작한다.오른손에 쥡 칼이 쉴새없이 밀려가면서 금방 회는 거의 깥은 크기로 배열된다. 그의 손은 크지만 참으로 리듬감이 넘친다.몇분 안걸린다.

장인의 손맛을 거친 회는 손님 식탁에 올려진다. 탄성이 나온다. 정말 쫄깃한 맛이 입안을 녹인다. 식감 그윽하게 부드럽다.장삼열은 앞바다에서 잡은 자연산만 사용한다. 적당히 할 줄 모르는 그의 성품 탓이다.이렇게 손맛에 싱싱한 것만을 내놓으니 호평이 이어지지 않을 수 없다.

이날은 계절 별미인 도치탕도 나왔다. 김치를 넣고 푹 끓인 도치탕은 지역에서만 가능한 요리다. 참으로 못생긴 고기지만 해 놓으면 밥도둑이 따로 없는 지역사람들의 영혼을 적셔주던 음식이다. 제철이라 정말 더 땡긴다.알과 내장이 함께 어우러진 모습은 오케스트라 같다. 이럴땐  과식도 좀 괜찮을 듯 싶다. 양미리 간장 조림의 밑반찬도 계절의 풍미를 더한다.

말수 적은 장삼열은 그제서야 “맛 어떠세요” 말을 건네다. 그는 눌변이지만 진국이다. 회도 그렇고 사람도 그렇다. 추위가 닥쳐온 이즘 삼열이네집 자주 갈 것 같다.

신창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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