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과 풍광 그리고 자유와 낭만이 넘치는 정원 속초수목농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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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랑호반의 속초수목농원은 아직 완성형이 아니다. 내년 개방을 앞두고 임시 방문객을 받고 있다. 지금까지 드러난 정원의 형태를 보면 농장주 김경혁의 구상이 어느 정도 엿보이고 앞으로 기대되는 대목이 있다. 거기에 덧붙여 이렇게 됐으면 하는 바람을 추가하고 싶다.

산책이 가능한 정원이다.우선 경사면을 그대로 잘 활용해서 길을 내고 있다.적당한 높낮이가 형성되어 있고 가든 디자인의 묘미중 하나인 구불거림도 있다.일정한 방향을 따라 규칙적으로 움직이지 않고 자유롭게 한 지점에서 다른 지점으로 이동해도 무방하다.생각이 따라 가는데로 향기가 부르는 데로 가면된다.꽃 터널 길 정도가 조성될 예정이다.영랑호 둘레길 산책을 나왔다가 들를 수 있는 연계성 또한 좋아 시민의 휴식처로 부상할 여지가 크다.

이런 맥락에서 속초수목농원의 강점은 풍경 감상이 눈을 즐겁게 한다는 점도 빼 놓을 수 없다. 정원이 호반에 분지형태로 자리하고 있지만 그 위치는 명당자리라 할 만큼 설악산의 멋진 풍광을 한눈에 볼 수 있다. 하늘이 열려 있는 정원의 축복이자 속초수목농원의 은혜다.이 대목에서 김경혁의 안목이 빛나고 있다.

사실 이곳은 산불이 나기전부터 많은 사람들이 이런저런 경작을 하고 있던 지역이다. 그런 복잡한 배경을 깔끔하게 정리하고 정원이 들어선 것이다. 사실 무질서에서 질서를 찾은 것인데 어차피 자연에 질서를 부여하는 정원 본래의 관점에서 보면 다행스런 귀결이었다.날이 맑은날 바람의 언덕에 서면 너무도 멋진 풍광에 압도당한다. 정원에서 풍광을 덤으로 확보하는 더블 즐거움이다.

스토리텔링 정원이라는 점이다. 우선 이곳은 화마가 할퀴고 간 산불지역이다.그 잿더미에서 꽃을 키우고 나무를 키우고 물길을 내는 작업 자체가 부활이요 생명의 환희라고 할 수 있다.김경혁이 정원 한켠에 폐가 한 채를 남겨 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스토리의 힘을 주는 상징이다.

덧붙여 자연석호 영랑호의 수면 깊숙히 담긴 다양한 전설과 이야기도 정원의 스토리를 보탤 것이다.정원을 걸으면서 지역의 과거 시간을 회상하면서 새긴다는 것은 감동을 배가하는 촉진제가 될 것이다. 교훈적일 수 있다. 그가 산불이재민이라는 것도 스토리텔링에 진실을 더해주는 대목이다.

자연을 닮은 속초수목농원에 손이 갈 부분은 너무도 많고, 많은 아이디어와 창의력도 보태져야 한다.내년 개장 무렵이면 그 실체와 숨겨진 프로젝트도 드러날 것이다.비밀스런 오솔길도 하나쯤 있으면 좋을 것이고 물길이 모이는 장소도 그립다.강약이 있고 울타리가 없고 자유가 넘치는, 나무 그늘 벤치에 앉아 시를 알고 싶은 정원 속초수목농원, 자유와 낭만으로 정원 역사의 전환점을 마련한 영국식 정원같은 기대가 크다. 그것은 칙칙해져 가는 속초풍경에 일대 전환의 메시지를 줄 것이다.스킨 스쿠버 전문가로 심해의 미학을 깨우친 농장주이자 가든 디자이너인 김경혁의 히든카드를 기대해 본다.

신창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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