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현주의 고성여행(14)…비오는 날의 수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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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변현주

우기라서 비가 오락가락 종잡을 수가 없습니다. 그렇다고 가만이 있을수 없는 노릇이죠. 성대리에서 이른 보리밥 점심을 먹고 오는 길 도원리 농부상 입구에 차를 세우고 잠시 빗속을 걸었습니다.

빗속 농로를 걷는 기분 좋습니다. 농부들이 비를 맞으면서 일하는 게 예사이기에 빗속에 잠시 걷는 일은 특별한게 아니죠. 이곳 농부상은 아주 절묘한 포인트라고 할수 있습니다. 앞으로 신선봉의 장대한 모습이 우뚝서 있죠. 잠시 비구름이 걷히면서 봉우리가 보이는 행운을 만납니다.

논에는 벼가 무성하게 자라고 최근 비로 하천의 물소리도 요란하게 들려오고..비오는 날의 수채화라는 표현 이럴 때 안성맞춤이죠.학야리 방향으로 걸으며 좌측으로 보니 운봉산의 짙푸른 녹음이 울창하고 참 좋습니다.시멘트 포장길이라서 길이 편안한 것도 장점이죠.그러고 보니 도원리 계곡을 진입하는 곳에 다채로운 전망을 확보하고 있는 곳입니다. 뷰도 그럴듯하죠.

빗물 적셔진 길가에 노란 금계국이 반깁니다. 비를 맞아서인지 색감이 더욱 상큼하게 다가오죠. 금계국은 지역의 어디서든지 흔히 보는 꽃이지요. 그래도 질리지 않고 볼 때 마다 새로운 얼굴로 다가오는게 작은 위안입니다.마치 집앞 화단의 금계국이 옮겨와 인사하는 기분입니다.

농부상 도자기 체험장이 활성화되어 운영이 잘되고 있다면 이 길에서 많은 사람들이 산책을 즐기고 야생화도 보고하는 부수적인 즐거움을 가질수 있었겠죠.그 점에서 그냥 비어 있는 건물이 안타깝고 아깝습니다.

자연과 조화를 이루면서 문화적인 향기를 뿜어내는 작업이 원활하게 작동되게 하는 일은 고성관광이 한단계 앞으로 나가는 중요한 초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관광은 문화가 곁들여지지 않으면 지속가능한 발걸음을 할수가 없습니다. 녹색이 가득 채워진 논에, 짙푸른 산 그리고 물기…싱싱함이 춤을 추는듯한 우기의 막간 시간 잠시 걸었다고 땀이 나면서 상큼합니다.

짬을 내면 어디서든지 걷기 좋은 고성,고성 여행의 매혹입니다.

변현주(진부령 꽃차농원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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