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금강산 신선봉 감상하기…홀로 아름다움을 만들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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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도원저수지에서 본 신선봉

올 겨울 설악권 영동지역에는 눈 다운 눈이 내리지 않았다.설악산의 멋진 설경을 볼 기회가 아직은 없다. 그런 가운데 요 며칠새 산악지방에 내린 눈이 백두대간 산봉우리 꼭대기를 장식하고 있는 게 보인다.그 중 신선봉에 살짝 덮인 눈이 인상적이다.

미시령을 사이에 두고 설악산과 금강산이 갈리는데 신선봉은 금강산 줄기에 첫 봉우리다. 해발 1204미터로 설악산 대청봉에 비해 낮지만 지역에서는 아주 가까이 보인다.어디서나 볼 수 있는 봉우리다.속초시 노학동에서 고성군 도원리를 가는 길목에서 보는 신선봉은 길목마다 모양새와 높이가 달리 보인다.토성면 성대리서 보는 맛 또한 색다르다.

신선봉을 감상하는 최고의 코스는 아야진 초등학교 5거리에서 국회연수원 가는 방향을 타고 가는 길이 아닌가 싶다. 그렇게 해서 도학초등학교 진입 다리를 건너 도원저수지를 향하는 길에서 신선봉의 진수를 만끽할 수 있다. 신선봉 아래 마을 도원리에서는 오히려 우뚝 선 모습을 제대로 볼 수 없다.

차를 몰고 아야진 5거리를 지나 우주환경 근처에 오면 차창 앞 유리로 다가오는 신선봉 정상이 마치 피라미드처럼 솟아 있다.속초쪽에서 보면 신선봉이 그다지 높아 보이지 않지만 이 지점에서부터 신선봉의 높이가 제대로 가늠이 된다. 국회연수원 못미처 잠시 차를 세운다. 나가서 한컷 찍는다. 이어 달린다. 도원리 다리 못미처 논 옆에 서면 신선봉은 좀더 명확하게 윤곽을 드러낸다. 바로 정면에 서 있는 듯한 형상이다. 저게 신선봉이구나 감탄을 내뱉는다.여기까지만 해도 신선봉의 모습은 여러 얼굴을 내보이고 있다. 그렇게 감탄사를 연발하면서 도원저수지를 굽어도는 길목에 차를 세우지 않을 수 없다. 이곳의 뷰는 저수지를 깔고 봉우리를 보는 산수화 풍경이다. 우측을 길을 넣고 찍으면 신선봉의 눈 덮인 모습이 여신처럼 다가온다.

신선봉 구경 드라이브의 맛을 최고조를 즐길 수 있는 포인트다. 저수지는 꽁꽁 얼어 붙어 있고 산은 벌거숭이 황량하기 그지없는 속에 신선봉만 홀로 딴 세상에 떠 있는 듯하다.신선봉이 영적이다는 의미를 외관에서 어렴풋이 확인할 수 있는 지점이다.너무 멀리 떨어져 봉우리의 세세한 부분이 뭉뚱그려져 다가오는 것도 , 지근에서 각선미는 배제되고 둥줄기만 보이는 아쉬움을 넘어서는  신비감이 압도하는 곳이다.부드러우면서 날카롭고 스크럼하듯 어우러져 있는 형상이 예사롭지 않다.원거리서  봉우리 삼각형만 솟은 줄 알았더니 근처에 오니 더불어 함께 있는 게 아닌가.아무리 빼어난 봉우리도 홀로 아름다움을 만들 수 없듯이 말이다.옆에서 밑에서 받쳐주니  봉우리가 더 하늘 높이 솟구쳐 있는 게 아닌가.

무릉도원 도원리를 구성하는 풍경에서 바로 신선봉의 이 모습을 빼면 그림이 안된다.그렇게 저수지 굽은 길을 돌아 향도원리로 들어서면 신선성은 전혀 다른 모습이다. 품이 너르고 근육질의 풍성함이 온산을 덮는 형세다.풍요가 넘쳐 보인다.풍성함속에 모든 게 감춰 있는 저곳은 아직 미지의 세계다.

눈이 오지 않아 삭막하고 밋밋한 겨울날이지만 이럴 때 차를 몰고 신선봉 코스를 달리면 그 황량함이 좀 데워질 듯하다. 신선봉에 엷게 걸친 하얀눈이 풍경의 여백을 다소 채워주니 말이다. 새해 구상도 할 겸 도원리 신선봉 만나러 가는거 나쁘지 않다.한가지 대상을 여러 형태로 관찰하는 재미도 좋은 감상법이다.

신창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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