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 좋은’ 속초가 돼야 하는 3가지 이유

0
332

덴마크 수도 코펜하겐은 걷기 좋은 도시로 유명하다. 코펜하겐 시내 한복판에 위치한 보행자 전용 거리인 ‘스트뢰게트(Strøget)’가 있다.

코펜하겐 시청 광장에서 시작해 콘겐스 뉘토르브 광장까지 이어지는 스트뢰게트는 60여년전 조성되었는데 ‘걷기 좋은 도시’ 코펜하겐의 시작을 알린 곳이다.

코펜하겐시 당국은 당시 자동차 급증으로 몸살을 앓던 코펜하겐에 대한 대대적 개조에 들어갔다. 걷기 좋은 코펜하겐을 위해 보행자 경관과 함께 보호, 편안함, 즐거움을 기준으로 보행자가 다양한 환경을 볼 수 있도록 도시를 만드는 데 주력했다.장사 안된다며 상인들의 반대도 컸지만 강행됐다.판단은 성공했다.환경오염도 줄고 관광 수입 증가, 도심 경제 활성화 등이 나타났다.1967년까지 코펜하겐 도시 내 평균 보행자 수가 40%나 급증하는 등 효과가 실제로 입증된 바 있다.

속초는 어떤가.자동차에게 길을 다 내준 모양새다. 속초 중심인 갯배 진입로를 보자.보행자 인도가 없다.걸어서 갯배 타는 곳을 가려면 곡예하듯이 차를 피해서 도로를 걸어 가야 한다.이런 인프라로는 걷기 좋은 도시가 될 수가 없다.

사실 속초는 걷기 좋은 도시로 잠재력이 큰 도시다.도시규모가 크지 않고  웬만큼 걸으면서 도시를 한바퀴 돌수 있고  바다와 산을 보는 즐거움도 있다.이미 조성된 천혜의  영랑호반 걷기 코스도 있다.

이런 잠재력을 바탕으로  이제라도 난개발  집착에서 벗어나  걷기 좋은 도시로  대전환을 모색할 때다.속초를 걸어본 경험자들에 따르면 여러 코스가 가능하고  너무 좋다는 평가다. 영랑호에서 시외버스터미널 거쳐 동명동 성당 영금정 코스도 있다. 또 영금정에서 해안가를 따라서 갯배쪽으로 가는 코스도 좋다.거기서부터 청초호를 한바퀴 도는 건 애로가 있다.이것 말고도 많은 다양한 코스가 가능하다.

문제는 이같은 잠재적 코스 중간 중간에 장애물과 걸림돌이 있고 끊긴 구간도 있다.이런 요소들은 잘 정비해서 걷기 좋은 도시로 탈바꿈 시키는 정책적 노력을 실행할 때다.

속초는 그간 고층 아파트 난개발로 차량이 많아지면서 도심 공기질이 악화되었다.걸어서 다니기 아주 고약해 지고 있다. 주말이나 시즌이면 관광객 차량으로 도심 완전 점령상태다. 이대로 가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환경 뿐아니라 장사하는데도 사실 좋은 현상이 아니다. 코펜하겐 사례에서 보듯이 도심은 차 없이 걷기를 통한 여건 조성이 장사에도 더 유리하다. 여기 저기 걸으면서 구경도 하고 가게도 둘러보는 재미가 관광의 가장 기본적인 즐거움이다.

걷기 좋은 도시 자체가 경쟁력이다.도심을 지나면서 바다도 구경하며 한 두시간 걷는 코스는 속초 여건상 차별적인 매력이 될 수 있다.난개발 몸살을 앓고 별 다른 관광명소가 부족한 속초의 출구 전략이다. 도심에 걷는 이들이 북적이는 속초 얼마나 역동적이겠는가.

차량중심  관광정책으로 한계가 있다.지속성을 담보할 수 없다.속초시가 추구하는 탄소중립 도시로서 기반을 공고히 하면서 관광 상품으로 내세우고 시민들에게 쾌적한 도시 환경을 제공해 주는 걷기 좋은 도시 속초 브랜드에 한번 도전해 보자.

글:김형자 객원기자

댓글 작성하기!

댓글을 작성해주세요.
이름을 입력하세요.